귀뚜라미 소리가 축축한 밤공기를 가른다. 청명한 소리다.너무 가까이 들린다.귀뚜라미 소리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건 괜찮다.하지만 귀뚜라미가 들어오는 건 괜찮지가 않다. 한 때, 나는 자연에서 살기를 꿈꿨다.파란 하늘, 초록색 풀, 우거진 숲.눈까지 시원한 그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밭 일도 곧 익숙해지겠지. 옥수수, 감자, 파를 키우는 거야.수박, 딸기 비닐하우스도 작게 만들고,더운 비닐하우스를 나오면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겠지.상상 속 자연은 싱그러웠다. 얼마 전 친구들과 근교로 바람 쐬러 나갔다.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푸른 곳만 찾아 거닐었다.그러다 작은 연못을 발견했다.우리 둘은 흥분된 마음으로, 멀리 있는 다른 친구까지 소리쳐 불렀다.다른 친구는 자연은 불편한 거,라고 말하는 친구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