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다.
친구와 둘이서 하는 독서 모임이라 우리는 많은 부분 의아해하며 읽었다.
기반지식이 전혀 없는 우리는 6개월 동안 우리대로 이해하려고 애썼다.
마침내 수많은 오역으로 끝까지 읽었다.
책을 읽으며 니체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를 고민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생각 없이 후루룩 넘기기도 했다.
그럼 이 책을 왜 읽어야 할까?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그러게 왜 읽어야 할까?
솔직히 읽어야 하는 이유는 찾지 못했다.
내가 이 책에서 느낀 인상은 한마디로 당연시하지 말고 경계하고 의심하라, 였다.
소중한 절친이 와서 내게 해준 말, 존경할만한 스승이 해준 말을 어떻게 취할 것인지 고민하라고 말한다.
니체는 종교를 의심했다. 그리고 신을 죽였다.
이건 큰 상징이다.
가장 오래되어 서양인의 뼛속에 새겨진 '진리'를 의심했다는 말이니까.
당연한 것은 왜 당연한가? 니체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고민 없이 취하기만 하는 태도를 경멸했다.
결국 끊임없이 질문하고 사유하라는 것이다.
사유라는 것은 한 곳에 앉아서 하나의 생각을 집중하며 고뇌하는 방법도 있지만,
구도자의 길을 포기한 싯다르타처럼 삶 속으로 뛰어들어 경험으로 배울 수도 있다.
그렇게 일상을 살며 몸으로 부딪히며 깨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경험까지 당연시하지 말라는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읽다가 그만두고 싶을 때
시대가 변한 관계로 시대 감수성과 어긋나는 문장들이 많다고 느낄 수 있다.
니체는 여성이던, 남성이던, 종교인이던, 어떤 훌륭한 인간이라도 비판했다.
그가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마디로 모든 것을 깨부수고 까는 사람이었다.
신까지 죽인 자가 아닌가.
니체니까 맘 상하지 않고 글의 의도만 취하기를.
그리고 혼자 읽기보다 토론하듯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함께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거 같다.
오역이 나쁘지마는 않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읽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니체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며
어느 날은 그 시대를 이해해 보려 노력하고
어느 날은 '니체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니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니체는 얼핏 보면 인간을 경멸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약한 개인이 초인이 되기를 바랐고,
서로가 다리가 되어 인류가 점점 나아지기를 바랐다.
누구 못지않게 인간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누구 못지않게 인간은 애잔하게 여겼다.
마지막으로 니체에게 붙여 줄 별명이 생각났다.
'다정한 꼰대, 니체'
책 전 반에 걸쳐 지식이 닿지 않아 긁지 못한 그 부분이 환장하게 가렵다.
그러나 이 책은 몇 년 전 중간쯤 읽다가 포기했었다.
두 번째 시도 끝에 완독 했다. 그래서 이번엔 여기까지 온 것으로 만족해야지.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_<아몬드>를 읽었다 (1) | 2024.11.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