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써보자

어설픈 시작

밑줄 긋는 리드로 2024. 10. 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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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초부터 머릿속에 '허송세월'이라는 단어가 떴다.

그림을 그리다가, 빨래를 개다가, 눈을 뜨자마자, 허송세월 산다고 번쩍.

일상 속에서 불쑥 불쑥 전광판이 켜지곤 했다.

2024년 초부터 였으니까 근 몇 년의 내 상태라고 말해야겠다.

하는 것마다 잘 풀리지 않았고, 끝내지 못한 못난 나도 한몫을 했다.

그러고도 꾸준히 하나를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손을 댔다.

예전에 써둔 미스터리 단편을 조각내어 연재를 시작했다.

하는 김에 여기저기 다 올려보자, 큰 생각 없이 네이버 웹 소설에도 연재했다.

아무도 안 읽는다.. 그러다 투비에 모르는 몇 분이 선의로 하트를 날려주고 갔다.

네이버에서는 눈팅도 안 한다.

그렇다 해도 연재를 하니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물이 손에 잡힌 기분이다.

기분이라도 내자~

매일 업로드한지 5일 되는 날, 내 글이 통째로 사라졌다.

황당해하고 있는데, ‘네이버 메일’ 봉투 위에 1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네이버 베스트 리그에 선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통째로 사라진 게 아니라 옮겨진 거였다.

그래도 베스트 리그로 옮겨졌더니 글을 보는 사람이 생겼다. 와~

나는 비인기 분야 글을 쓰기 때문에 보러 오는 사람이 적다.

그리고 쓰는 사람도 적기 때문에 운 좋게 베스트 리그에 선정될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퇴고할 걸 그랬다.

글을 조각조각 나눠 웹 소설 모양만 내어 연재를 무턱대고 시작했다.

그런데도 시작한 덕에 배운 게 더 많다.

한 회마다 글의 양을 가늠할 수 있었고, 이만큼 소재를 더 끌고 나가야 했구나.

다음 화 왜 안 봐? 1화가 중요하구나! 다른 작가분들은 이렇게 하는구나, 엔딩을 이렇게 하는구나.

내친김에 유료화도 신청했다. 안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것도 정보가 쌓이겠지!

그런데 가만 보면 연재는 시작이 아니라 글쓰기의 마무리인지도 모르겠다.

글은 쓰고 난 후 드러내야 진짜 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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